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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서 ‘신년 인파’에 차량 돌진 50명 사상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중심가에 모인 신년 축하 인파에 차량이 돌진, 5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3시15분(현지시각) 프렌치 쿼터의 버번 스트리트에서 신년을 맞이하려는 수많은 군중 속으로 한 픽업 트럭이 갑자기 돌진했다.   트럭 운전자는 현장의 경관들과 총격전을 벌이다 피격, 현장에서 사망했다. 부상자는 35명, 사망자는 최소 15명에 이른다.   경찰은 총격전 당시 2명의 경관이 총에 맞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발견된 권총과 반자동 소총은 용의자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앤 커크패트릭 뉴올리언스 경찰국장은 이번 사건에 관해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공격”이었다고 밝히고 용의자가 최대한 많은 사람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당시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돌파한 뒤, 현장에 있던 경관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사망한 용의자가 샴수드 딘 자바르(42·사진)라고 밝혔다. 그는 텍사스 출신의 퇴역 군인으로, 과거 10년 동안 군대에서 인사와 정보 기술 분야에서 복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자바르는 2020년에 업로드한 유튜브 영상에서 자신이 텍사스 뷰몬트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군 복무 시절 외에는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다고 말했다.     ━   "미국에 대한 어떤 종류 공격도 용납 않을 것"    바이든 애도하며 분노 드러내 트럼프 "악행 회복 전폭 지원"   FBI는 자바르의 트럭에서 ISIS(이슬람국가) 깃발을 발견, 회수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자바르는 차량 소유주가 임차인과 일대일로 연결해 차량을 빌려주는 사이트 투로(Turo)를 통해 빌린 차량을 범행에 사용했다.   자바르가 빌린 트럭과 사건 현장에서는 사제 급조폭발물(IED) 여러 개가 발견됐다. 이에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을 모종의 목적을 가진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FBI를 중심으로 합동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유관 법 집행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FBI는 이 끔찍한 공격을 테러 행위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정치적, 종교적 요인을 포함, 범행 동기를 파악 중이라며 “이번 사건이 테러 조직과 연관이 있는지, 공범이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FBI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이) 범인의 단독 범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지애나 주지사 제프 랜드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이날 사건 현장 인근 슈거돔에서 열릴 예정이던 조지아대와 노터데임대의 슈거볼 경기는 하루 연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분노를 느낀다"면서 "어떤 종류의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미국 사회에 대한 어떤 종류의 공격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SNS에 다른 나라에서 유입되는 범죄자들의 문제가 사실로 드러났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뉴올리언스시가 완전한 악행을 조사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메시지를 전했다. 우훈식 기자 [email protected] 뉴올리언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커크패트릭 뉴올리언스 차량 소유주

2025-01-01

[문화산책] 소리가 없기에 소리를 포용하는…

 지난 겨울 방학에 콘퍼런스 참석하기 위해 알래스카주에서 플로리다주로 날아갔다. 콘퍼런스가 끝난 후 플로리다주와 가까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사는 옛 친구를 만났다. 마침 마르디 그라(Mardi Gras)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뉴올리언스를 감싼 아프리카계·카리브계·프랑스계·스페인계 문화의 열기에 휩싸이면서 내 모국의 경계 밖에서 떠돌았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다.   언어·예술·악기 등 문화적 요소는 (마치 미세먼지처럼) 지도상의 국경을 넘나들며 부유하고, 출신 국가의 정서와 미학을 공유한다. 그러나 일단 외국에 정착하면 그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존재로 성장하기 마련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뉴올리언스에서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프랑스어 안내방송을 들었을 때였다. 그때 나는 공자가 연주했다는 중국 전통 현악기 금(琴) 연주자인 어느 교수와의 대담에 초청받았다. 우리의 임무는 중국 악기 금과 내가 지난 30년간 한국에서 연주해 온 가야금 간의 철학적·음악적 연계를 논의·시연하는 것이었다. 나는 비행기 안에서 금과 관련된 중국 정서와 미학이 오랜 세월 동안 어떤 식으로 한국 국경을 넘어 새로운 전통을 심었을까 곰곰이 생각했다.   캐나다에서 행사가 있기 몇 주 전 소셜미디어에 프로그램 공지를 했더니, 어느 중국 음악학자가 마치 내가 보리죽과 궁중요리를 비교하기라도 한 듯 “어떻게 가야금과 금을 비교할 수 있느냐”며 반발했다. 금에 내포된 문화·음악·철학적 가치는 중국의 정체성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금도’(琴道)에서 금은 연주 레퍼토리 이상으로, 그것과 관련된 본질을 구현하는 삶의 방식을 상징한다.   중국 죽림칠현(竹林七賢) 고사에서 금 연주자 혜강(223~262)은 ‘금의 미덕’을 관통·고요·불가측(不可測)이라고 봤다. 그는 “금이라는 조화는 고요하여, 완벽하고 심오하다”고 선언했다. 로위예층 교수는 『도의 동반자:도교 철학』 ‘칠현’ 장에서 “소리가 없기 때문에 모든 소리를 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로 교수에 따르면 이 ‘소리 없는 소리’는 “악기나 인위적인 박자에 얽매이지 않는다.” 혜강과 로 교수의 말은 오른손으로 현을 뜯는 순간 아무리 왼손으로 조절을 해도 점차 사라져가는 소리를 내포한다. 금과 가야금을 비교하는 것은 이 고요한 상상 속 공간(우리의 귀가 아닌 생각 속에서 떨림이 머무르는 곳) 안에 있는 소리다.   서양 언어로 금을 탐구했던 동양학자 로베르트 한스 반 훌릭(Robert Hans Van Gulik)은 1938년 『금도』(琴道, Lore of the Lute)에서 금의 소리 없는 아름다움이 “각각의 음에도, 심지어 음의 연속에도 있지 않다. (…) 같은 음이 서로 다른 현에서 발생하면 다른 색채를 띠고, 같은 현을 검지로 뜯을 때와 중지로 뜯을 때 다른 성격을 지닌다. 이토록 다양한 음색이 발생하는 금 연주법은 극히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 구절에서 저자는 가야금에 대해서도 논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가야금 연주자는 금 연주자와 상당히 유사한 방법으로 현을 뜯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거문고가 양반의 악기로 여겨졌다. 거문고는 금과 달리 술대로 연주했다. 유교 윤리와 도가 철학과 같은 맥락에서 남성적이고 심오한 금도를 구현하며, 남성 학자들의 사색을 돕는 도구로 여겨졌다. 조선시대에는 한시를 번역할 때 이런 맥락을 담아 금을 거문고로 대체해 번역하곤 했다.   그러나 가야금과 금을 비교해 보면 뜯고 퉁기는 기법이 매우 비슷하고, 악기 모양이나 세부 명칭(안족 雁足, 봉지 鳳池 등)에도 유사한 점이 많다. 현을 뜯으며 나는 소리를 꾸미는 왼손이 야생에서 자란 학 날개 같은 모양을 하는 점도 그렇다. 두 악기의 소리판이 상징하는 ‘하늘’과 ‘땅’ 위에 쭉 뻗은 현들을 연주할 때, 금 연주자와 가야금 연주자 모두 온 우주를 바라보고 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금과 가야금은 매우 상이한 미학적 영토에 거주하면서 매우 상이한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의 마음을 반영한다.   금과 가야금의 이야기는 경계를 넘어 이루어지는 문화 구축의 핵심 원동력을 보여준다. 결국 오랜 시간이 흘러 원래의 것과 각색된 것이 마주치고, 비슷한 철학적 이상을 좇는 두 사람이 전혀 다른 미학적 목적지에 도달한다. 이런 순간은 지도상의 어떤 선보다도 각 나라의 정체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조세린 / 클라크 배재대 동양학 교수문화산책 중국 소리 가야금 연주자 전통 현악기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2023-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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